• 2020. 8. 31.

    by. lemonciga_99

    너의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콜바넴)은 1983년 이탈리아 남부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엘리오 아버지의 연구를 돕기 위해 조수로 온 올리버와 엘리오의 사랑 이야기다.

    영화 초반 엘리오는 계속 올리버를 피하거나 삐딱하게 군다. 올리버가 엘리오의 어깨 근육을 풀어준다며 주무르자 몸을 틀며 벗어나려고 하거나, 올리버가 엘리오에게 연주를 청하자 짓궂게 장난을 치다가 제대로 된 연주를 해준다.

    여러 사건을 거치며 엘리오는 자신이 올리버를 좋아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올리버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 고백 직후 올리버는 엘리오에게 그것(나를 좋아한다는 것)에 대해서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올리버는 자신에게 키스하는 엘리오를 밀어내며 자신은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고 엘리오를 피하기 시작한다. 그런 올리버의 모습을 보며 엘리오는 올리버를 ‘배신자’라고 칭하며 배신감을 느낀다. 둘 사이의 어색함을 견딜 수 없던 엘리오는 올리버에게 대화하자고 쪽지를 남기고, 올리버는 이에 응한다. 이후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이 같음을 알게 되고 올리버와 엘리오의 관계가 진전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리버는 다시 미국으로 떠나야했다. 올리버가 떠난 후 엘리오는 처음으로 상실감과 슬픔을 겪게 되고, 엘리오의 아버지는 그러한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느끼라고 알려준다. 이를 통해 엘리오는 자신의 부모님이 자신과 올리버의 관계를 알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다행히도 엘리오의 아버지는 아들의 성 정체성을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것을 은연중에 엘리오에게 알려준다.

    영화 마지막 올리버는 크리스마스에 엘리오의 집에 전화해 자신이 내년 봄에 결혼함을 알려준다. 올리버와의 전화가 끝난 후 엘리오가 벽난로 앞에 앉아, 잊고 있던 감정으로 인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난다.

    콜미바이유어네임_영화 포스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왜 너의 이름으로 나를 불러달라고 했을까

    영화를 다 본 후에 왜 영화 제목이 "Call me by your name"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상대방을 자신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결국 나의 생각은 '상대방이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과연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을까.

    콜바넴이란 영화는 정말 내 인생 탑10 안에 든다. 처음 봤을 때 영화의 색감과 OST에 매료되어, 영화를 본 다음 날 또다시 영화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기 전에도 또 봤다. 영화 내의 엘리오의 가족은 정말 이상적이다. 1980년대임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부모님이 있고, 좋지 않게 헤어졌음에도 친구로 지내자고 하는 마르시아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엘리오가 자기 부정을 하는 모습(게이 커플을 조롱하듯이 말하는 장면), 올리버가 자신으로 인해 엘리오가 망가지거나 불행하진 않을까 걱정하는 장면을 통해, 동성애자들이 겪는 경험과 고민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감정적으로 힘든 영화는 아니다. 그냥 흘러가듯이 보다 보면 영화의 크레딧이 올라가며 여운이 밀려들어 다시 또 보고 싶어지는 그런 영화다.

    그렇기에 넷플릭스를 사용 중이라면 꼭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